[SNS 이론 3] 복잡계 이론
복잡계(Complex System)란 “수많은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요소 하나하나의 특성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현상과 질서가 나타나는 시스템”이라고 요약될 수 있다 [1]. 기존의 연구들은 복잡계 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창발성(Emergence),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 자기조정(Self-adjustment),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 공진화(Co-evolution), 끌개(Attractor) 등 다양한 특징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 창발성이라는 개념이 복잡계의 핵심적 속성으로 설명되고 있는데, 이것은 “복잡해 보이는 현상 속에 질서를 부여하는 성질의 발현으로 현상의 구성요소들이 자발적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2].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개체들이 만나 서로 결합하였을 때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던 성질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스티브 존스가 각 분야의 진화이론을 집약시켜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로 요약한 창발 이론이 그 개념을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다 [3]. 개인이 자발적으로 모여 무의식 중에 거대한 집단의 힘을 발휘한다는 ‘창발성’의 시각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집단 지성을 통한 창발의 대표적인 예로 위키피디아를 들 수 있는데, 비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온라인 벡과사전이 전문가들이 상용으로 만든 백과사전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인 자기조직화는 “불균형 상태에 있는 시스템이 구성요소들 사이의 집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화된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현상”을 의미한다 [1]. 자기조직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대표적 예로 불개미와 실리콘밸리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불개미의 경우에는 평소에는 한 마리의 여왕개미 중심의 단극 공동체를 이루다가 위협적 상황에서는 집단이 합병하여 다수의 여왕개미를 부양하는 다극 공동체로 재조직하여 번식력을 높인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정부의 개입 없이도 산학연의 자생적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산업 클러스터로 인정받고 있다 [4]. 조금 다른 예로 모기, 물고기, 새떼의 경우 개별 운동 능력이 있음에도 가끔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하나의 집단처럼 형태를 유지하기도 한다. 이것은 개체들이 개별적으로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거리를 유지하며, 집단 전체와 상호작용하면서 형태를 유지하는 질서를 스스로 창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조정 개념은 자기조직화 후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변화로 이해할 수 있고, 재 자기조직화를 해나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SNS를 복잡계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특성들이 오프라인보다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를 예로 들어보자. 온라인 상에서 개별적으로 게임을 즐기던 사용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상호작용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게임 내의 질서 유지를 위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을 서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암묵적으로 서로 동의한 규칙에 따라 이를 동조하는 사람들이 온라인 집단을 형성하기 시작하고 이를 내재화하고 이끌기 위해 권한을 양도받은 리더가 등장한다. 집단과 구성원들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조정해 나가면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해 나가고 온라인 게임 컨텐츠를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소비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어느 누구의 강요도 없이 온라인 상에서 흔하게 관찰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경우에도 유사한 특성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집단과 구성원간의 공진화 현상을 보여주는 좋은 예는 없는 것 같다. 아마도 SNS 관련 서비스들이 어떻게 그룹과 사용자간의 공진화를 유도할 것인가가 서비스 지속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환수, 2011/10/17>
- 한국복잡계학회, www.complexity.kr/
- 문영규, 서승현 (2009), “복잡계 구조 하의 거버넌스 협력체 구축 방안,” 한국공공관리학보, Vol.23, No. 3, p. 121-144.
- Johnson, S. (2002), Emergence: The Connected Lives of Ants, Brains, Cities, and Software, Scribner, New York, NY.
- 윤영수, 김창욱, 채승병 (2006), “격변기의 자기조직화 경영,” CEO Information, 546호, 삼성경제연구소.